젠더평등 | <그 심의 결과, “문제 있음”>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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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29 10:59 조회87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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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성차별적 방송통신심의를 고민하는 시민 공론장
<그 심의 결과, “문제 있음”> 현장 스케치
‘성평등한 미디어란 무엇일까요? 그것을 위해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일까요?’
예능, 드라마,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 우리는 평소에도 수많은 미디어와 매체를 접하고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그중에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소수자 차별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는 콘텐츠도 상당합니다.
서울Y 여성운동팀은 매달 성차별적 방송 장면을 찾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신청을 하는 ‘심의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심의신청을 넣은 사례들은 방심위에서
‘문제없음’ 혹은 ‘기각’ 처리를 하여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상당수인데요.
(지난해 심의신청을 넣었던 총 349건의 사례 중 처분을 받은 건은 48건으로, 전체의 약 13%)
그 ‘문제없음’으로 처리된 심의 결과가 ‘문제 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평등한 방송통신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8월 23일 열린 <그 심의 결과, “문제 있음> 시민 공론장에 우리가 모였습니다.
성평등한 심의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궂은 날씨와 늦은 시간에도 거의 100%의 출석율을 보여주신 참석자들!
(시작도 전에 실무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행사는 1부 발제와 2부 조별 워크숍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1부에서는 조혜원 활동가(서울Y), 김수아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김언경 소장(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이 발제했습니다.
조혜원 활동가는 성차별적 방송통신으로 심의신청을 넣어도 방심위에서
그저 “예능적인 요소일 뿐”, “칭찬이지 차별이 아니다.”,
“특정 개인에게 한 말일 뿐, 전체에 대한 비하가 아니다.” 등
성차별을 성차별로 인정하지 않는 방심위의 젠더 감수성에 대해 문제제기 하고,
온라인 투표를 통해 모아 본 시민들의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김수아 교수는 방송통신심의과정 상에서의 문제점, 규정상의 미비함,
통신심의제도가 현재 가지고 있는 한계 등을 설명하며
더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와 혐오까지 포괄할 수 있는 심의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헸습니다.
김언경 소장은 ▲심의 규정 및 방송 관련 다양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육과 토론 활성화
▲과거 심의사례에 의존하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권 감수성에 맞춰 새롭게 심의의 틀을 만들어 나가자는 합의
▲사무처의 적극적인 안건 상정 ▲병합된 안건 상정 ▲심의위원들의 성평등 이슈에 대한 숙의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안해 주었습니다.
불편한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발제를 들은 후에는 조별로 각각의 주제에 맞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서울Y에서 심의신청을 넣었던 사례들에 대한 방심위의 답변을 함께 분석해보기도 하고,
‘문제없음’으로 종결된 사례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심의 규정상의 미비함과 개선점에 대해 토론해보면서 더 성평등한 방송통신환경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열띤 토론이 오갔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나왔을까요?
성평등한 방송통신환경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
▲출연자 및 제작진의 젠더 감수성 함양
▲성차별적 언어를 대신할 성평등 용어에 대한 상상력
▲기존 유사사례와의 형평성이 아닌,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심의
▲‘재미 요소’, ‘예능적 요소’라는 이유로 성차별을 축소시키지 않을 것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아졌습니다.
추가로 방송통신심의와 관련해서는
▲사후적인 조치를 넘어선 선제적 예방법 강구
▲심의 규정의 내실화 및 근거 법령 제정
▲혐오표현에 대한 규정 신설과 적극적인 수준의 차별 대응 등이 제안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성 및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를 포함한 심의위원 인적 구성의 필요성
▲성평등 규정의 올바른 적용
▲병합된 안건 상정을 통한 문제 제기 등이 중요한 지점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외모 평가 그 자체가 문제시되어야 하는데
‘문제없음’이라고 나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얘기가 나왔구요.
그리고 차별적인 부분에 대해 (제작자와 방심위가)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임 관련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는 것, ‘예능이라는 특징’ 으로 정당화하는 것,
그리고 규정 적용에 있어서 미흡한 점 등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예능은 많은 사람들이 웃고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근데 예능에서의 그런 웃긴 포인트가 누군가를 배제시키거나 차별하는 장면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웃는 것보다는, 일부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은 예능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제작자와 메인 MC들이 이런 차별적 발언들을 잘 걸러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제작자와 출연진의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제작 과정에서의) 고민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또 불편했던 것은 심의 결과 답변서의 내용이었는데요.
답변서를 보면 오히려 방송에 나온 차별적인 발언을 옹호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답변서를 통해 드러나는 문제점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불법적인 것에 대해서만 심의를 추진하고 있고,
그것조차도 표현의 자유 때문에 규제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혐오발언에 대한 규정을 신설한다거나, 유해단어 및 표현에 대한 DB를 저장해둔다거나,
혹은 선제적 예방법을 강구하고 안전한 소통문화를 확립하고,
다양한 소수자를 포괄할 수 있는 규정 마련 등 다양한 해결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동시에 여론화하고 계속해서 얘기해보는 게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함께 피켓을 들고 방심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우리의 메시지를
구호로 함께 외쳐보았습니다.
“성차별적 방송통신에 성평등적 처분을!”
“젠더 감수성 있는 심의기구를 원한다!”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한 참여자의 의견이 기억에 남습니다.
외부의 시선에서 관습화된 그 틀을 깨고,
새로운 대안과 상상력을 미디어 환경에 제시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집단의 힘으로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을 함께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시민 공론장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