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다양한 색깔의 반창고를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 2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5-23 11:56 조회911회관련링크
본문
다양한 색깔의 반창고를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 2강>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는 정의·평화·생명 세상을 만들어 가는
서울Y의 비전에서 출발한 '여성청년 글로벌 평화 리더십 프로그램'의 월간 세미나입니다.
올해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는 국제, 기후위기, 젠더 문제를 시민과 함께 공부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인종차별’.
인종차별과 멸칭의 사용은 평등과 다양성의 발전을 어렵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변화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5월 2일에 열린 글로벌 시민 아카데미에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고,
다양한 인종 간의 이해와 존중을 촉진하는 방법을 정회옥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혐오와 차별의 정치학’, ‘소수자 정치론’ 등을 강의하며
청년들과 우리 사회의 인권, 차별, 통합 문제에 대해 고찰하고 있습니다.
▲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포스터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정 교수는 다큐멘터리 <호모 미디어쿠스 (KBS, 2021. 2)>의 포스터를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진화할수록 피부색이 밝아진다는, 피부색이 밝을수록 진화한 인간이라는
인종적 편견과 흰 피부를 선호하는 사고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 150년 인종 차별의 역사
어쩌다가 우리는 이런 포스터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우리 사회에는 개화기 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세계화 시대, ‘K-컬처’ 시대를 거치며
인종차별적인 편견들이 자리잡았습니다. 개화기 시대 외국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백인에 대한 선망과 호의적인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편향적으로 외모와 특징을 구분 지으며
‘백인-한국인-흑인’이라는 인종 간 위계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편견은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에 대한 집단적 열등감과
우리 민족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저항적 민족주의가 혼재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경험한 ‘후진성’과 근대화에 성공하며 경험한 ‘선진성’이 중첩되어
독특한 형태의 한국식 인종주의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의 한국식 인종주의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비극을 딛고 일어나
빠른 성장을 이룬 한국인은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한 주변 민족들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즘 인종차별은 어떤 모습일까요?
‘K-방역’, ‘K-팝’, ‘K-컬처’ 등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들이 많은데요.
이러한 자부심을 갖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우리 민족의 우수함을 강조하는 태도가 지나치면 자민족 우월주의에 빠지고
이는 타민족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흑형’ 속에 담긴 상처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150년간의 인종차별 역사가 요즘 우리가 쓰는 말 속에 어떻게 드러나고 있을까요?
흑인 남성을 일컫는 ‘흑형’이라는 말을 한 번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흑인’과 ‘형’의 조합어인 ‘흑형’이 왜 안 좋은 말이냐고 묻습니다.
‘형’이라고 부르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누군가 우리에게 ‘황언니’, ‘황오빠’라고 부르면
그것이 비단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 있다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한 명의 개인을 피부색만을 가지고 집단으로 뭉뚱그리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수많은 피부색이 존재합니다. 2021년 미국의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에 맞춘 반창고를 출시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언제쯤 우리나라도 크레파스처럼 다양한 색의 반창고를 판매할까요?
-------------------
<읽어볼까요?>
- 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정회옥,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