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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시민아카데미 1강.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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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6-12 16:20 조회4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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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는 서울Y 기독시민아카데미! 

2024 아카데미의 주제는 ‘각자도생 사회에서 공존의 길을 묻는다’입니다. 

기독시민아카데미는, 기독시민을 위한 '시민사회처음학교'를 콘셉트로, 

다양한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크리스천이자 시민으로 살아가는 기독시민이 

개인의 영성을 넘어 사회적 영성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기획됐습니다.   

올해는 6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총 3회에 걸쳐

서울Y 회관 마루에서 현장 강의로, 유튜브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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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독시민아카데미 첫 강좌는 

6월 11일 <디지털 시대의 능력주의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제목으로 

김만권 교수(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 「외로움의 습격 저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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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 lonely’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이는, 바로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입니다. 

셰익스피어는 1605년에서 1608년 사이에 쓴 「코리올레이너스」에서 

코리올레이너스를 두고 '외로운 용(lonely dragon)'이라 묘사했습니다.  

 

17세기에나 등장한 '외로움'은 사회 변화와 함께 생겨난 감정인데 

최근 그야말로 '외로움의 습격'으로, 2018년 영국에서 '외로움부'를 신설하고 

2021년 일본이 뒤따라 '고독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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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이토록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이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 한나 아렌트(Hannah Arent)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21세기를 

‘외로운 세기the lonely century’라 이름 붙이기도 했는데요.

'외로움', 이것이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또 다른 이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외로움은 이미 관계의 단절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타자의 상실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자아의 상실을, 

마지막으로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세계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외로워진다는 말은 결국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며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라진 존재가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세계에서 사라지고 있는 걸까요?"


김만권 교수는 '디지털''능력주의'를 그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디지털의 경이로운 발전 속도,

독점이 만들어지는 플랫폼으로 인한 네트워크 효과,

중숙련 일자리 대체, 저숙련 일자리 증가는  

지속적인 분배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 권력, 명예 같은 사회적 재화를 사람의 타고난 혈통, 신분, 계급 같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능력에 따라 분배하자는 '능력주의'는 과연 정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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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중산층을 사회적·경제적 혜택에서 철저하게 소외시키며

동시에 엘리트 계층을 지키기 위한 파괴적인 경쟁으로 끌어들인다." 


대니얼 마코비츠(예일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능력주의의 함정(우리나라 번역본 "엘리트 세습")」이라는 책에서

능력이 어떻게 상속되는지 그 구조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데요. 

  

특히 능력주의가 노력주의가 되면 

성공한 자들은 자신들을 노력한 자로서 도덕적 우월성을 주장하며

밀려난 이를 무시하고 밀려난 자들은 게으른 자가 되어 

사회적 고움을 요청하면 부당한 요구를 하는 세력으로 치부되어 

능력주의 사회는 사회적 도움이 부재한 곳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OECD 2017 삶의 질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가?"라는 항목(사회적 연계지표)에서 

75.9%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언뜻 별문제 없어 보이지만, 이는 OECD 41개 국가 중 꼴찌로 

40위인 멕시코가 80.1%, 영국은 90%가 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어려움은 스스로 극복하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젊을수록, 가난할수록, 혼자 살수록 점점 외로워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외로움은 정녕 어떻게 해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김만권 교수는 '돌봄'과 '경청'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돌봄이 유아, 청소년, 노인에게만 필요한 일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전 세대에 걸쳐 필요한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돌봄은 사회 그 자체의 안전을 돌보는 일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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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한 결코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은, 언어이며

소통을 통해 잘 어울려 살아가라고 신이 인간에게 주신 재능을 살려 

'경청'을 위한 제도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외로움의 본질이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할 데가 없는 것이라고 하면

경청이야말로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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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화 평화운동팀 부장의 사회로, 특강 후 이어진 북토크에서는 

"능력주의는 아예 버려야 하나?"

"외로움의 시대에서 서울Y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등의 

다양한 질의응답을 나누었습니다.


김만권 교수는 능력주의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며

생애 주기 자본금, 인생 위기·전환 대응 소득 등 

노동을 분배 기준으로 삼지 않는 분배 차원의 새로운 대응책

그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답했습니다. 


서울Y에게는, 청(소)년이 와서 그냥 

무엇이든지 말하고 무엇이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열려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냥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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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외롭지 않으려면 

 내 아이와 어깨를 맞대고 살아갈 다른 아이들도 외롭지 않아야 한다" 

- 김만권 


오늘의 강사, 김만권 교수의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며

각자 도생을 넘어 공동체적 삶으로 나아가는데 서울Y도 기여하길 소망합니다. 



온·오프라인으로 기독시민아카데미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주 화요일 18일에 열리는 2회차 강연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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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시민아카데미 수강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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