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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엘리사벳이 함께 드리는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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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5-18 18:01 조회1,1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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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는 5월 15일 특별한 예배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함께 드리는 예배>라고 이름 지은 이 예배는

강남역 혐오범죄 4주기를 맞아 여성혐오범죄의 피해자를 기억하고,

여성혐오 없는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하나님께 올린 예배입니다.

왜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함께 드리는 예배라고 했을까요?

​세례 요한의 어머니성령잉태 소식을 듣고 놀란 마리아는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위로하고 축복하였습니다.
당황하고 불안해하는 마리아에게 엘리사벳은
자신의 경험과 믿음을 나누는 믿음직한 선배가 되어주었죠.  

'이 시대'의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함께 모여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여성혐오없는 공동체의 회복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예배는 유튜브라이브를 통해 원하는 분은 누구든지 있는 자리에서 함께 예배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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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채송희 목사님께서  누가복음 1장 39-49절을 가지고 

< 마리아 찬가 Magnificat >라는 제목으로 전해주셨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마리아는 천사의 이야기를 듣고 늙은 몸으로도 아이를 가졌다는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있던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알아보았을 뿐만 아니라

가문에서 어린 여자아이에 불과했던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라고 존대하며 부르며 큰 소리로 마리아를 축복합니다.

마리아의 의심과 두려움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이에 마리아는 그 유명한 “마리아 찬가(Magnificat)”를 부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46-47절) 이 노래는 기쁨의 노래입니다. 


마리아의 노래와 함께 성서 속 장면은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아직 마리아의 찬가의 기쁨을 말할 수 없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폭력과 살인의 희생자가 되고, 남성과 동등한 주체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남성의 성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노예와 상품으로 취급당하며,

혐오와 착취, 차별을 일상으로 경험하는 우리의 마리아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우리의 마리아들은 그들은 왜 자신에게 이런 고통이, 감당할 수 없는 폭력이 찾아왔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질문할 기회도, 답을 찾기 위해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날 기회도 얻지 못했습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지도 못했고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꿈꾸지도 못했습니다.

오늘날, 엘리사벳은 어디 있나요?

​기억하겠습니다. 큰 소리로 외치겠습니다.

삶이 만개하기 전에, 발걸음이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꿈을 빼앗긴 우리의 마리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위력에 의한 성범죄,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어

고통과 두려움 가운데 있는 우리의 마리아들의 손을 잡아주겠습니다.

남성중심적인 교회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도 없고 설 자리를 찾을 수도 없어

교회를 떠나는 이름 없는 마리아들의 목소리가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엘리사벳이 되어서 우리의 마리아들이 교회에서,

사회에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끌어안고 마음껏 정의와 기쁨의 찬가를 부르는 그 날을 상상하며

우리의 손을 뻗고 우리의 삶을 활짝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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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인 이 자리에서 여성혐오범죄없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모아

여성혐오로 인한 살인, '페미사이드를 멈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여성혐오 없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함께 드리는 예배는 유튜브로  다시 드릴 수 있습니다. 

예배 영상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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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예배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성혐오 없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성의 곁에서, 여성의 고통에 침묵하지 않으시고
여성의 모든 삶을 끌어안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소외되고 배제 당하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진정한 하나님의 해방과 자유를 선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한 은혜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며 연대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성령의 은총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던 자매와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이들과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외치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